[충남방송=내포] 백승아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을 네 번이나 국회의원으로 밀어준 ‘정치적 고향’ 대구 달성군의 사저로 24일 돌아와 "이 곳에 올 날을 기다리며 힘든 시간을 견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할 것"이라고 언급, 앞으로 사거에서 칩거만 하지 않고 대구를 중심으로 일정한 정치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앞서  서울 송파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이날 아참 퇴원한 박 전 대통령은 대구로 이동, 오후 12시 16분쯤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사저에 도착했다. 

검은색 세단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은 사저 입구에 내린 뒤 기다리고 있던 화동에게 꽃다발을 건네 받았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포토라인에 선 박 전 대통령은 마이크를 잡고 “존경하는 달성군민 여러분, 대구시민 여러분 박근혜입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오랜만에 여러분께 인사 드린다”며 “지난 5년의 시간은 저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그런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힘들 때마다 저의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견뎌냈다”고 말했다.

달성군에 사저를 마련한 경위에 대해 박전 대통령은“사면이 결정된 후 달성 여러분들이 제가 달성에 오면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돌봐드리겠다는 내용의 언론 기사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제가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24년 전인 1998년 낯선 이곳 달성에 왔을 때, 처음부터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보듬어주신 분들이 바로 이곳 여러분들"이라며 달성군에 얽힌 인연을 되돌아봤다. 

그는 “돌아갈 수 있다면 (달성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그 때로 돌아갈 만큼 그 시절이 그립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대구 중구에서 태어났으나, 1998년 보궐선거 때 달성군에서 당선된 뒤 2008년 18대 총선까지 내리 네 번 달성군 국회의원을 지냈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은 “좋은 인재들이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대한민국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작은 힘을 보태겠다”고 말해 정치적 역할을 포함한 외부 활동을 기꺼이 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자신의 수사에 관여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소회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있었으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께서 대선과 관련한 말씀을 하시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유 변호사는 "윤 당선인 측에서 박 전 대통령을 방문한다는 얘기는 언론을 통해 들었지만, 직접적으로 연락을 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부터 지방을 돌아볼 예정인데 (박 전 대통령을) 찾아갈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귀향을 환영하기 위해 사저 주위에 수많은 지지자들이 몰려 들었고, 한 40대 남성은 메시지를 전하던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소주병을 던졌다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이날 아침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32분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하면서 현재 건강 상태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많이 회복됐다"며  "(국민 여러분이) 많이 염려를 해주셔서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4개월 동안 헌신적으로 치료에 임해주신 삼성병원의 의료진, 그리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부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뒤 대구 달성군에 마련된 사저로 이동했다.

지난해 11월 22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지병 치료를 받아온 박 전 대통령은 최근 통원 치료가 가능할 정도로 건강 상태를 회복해 의료진으로부터 퇴원 권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작년 12월 24일 특별사면을 받았으며, 같은 해 12월 31일 0시를 기해 법무부로부터 사면증을 교부받고 석방됐다. 지난 2일 대리인을 통해 대구 사저에 전입신고를 마쳤다.